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눈으로 드리는 기도'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1983년 작 <향수>(Nostalghia)는 대중에게는 다소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예술 영화'라는 장벽을 넘어, 인간의 영혼을 가장 깊숙이 건드리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가 왜 단순한 고전을 넘어 인류의 유산이 되었는지, 그 압도적인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 줄거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영혼들의 방황
러시아의 시인 안드레이 고르차코프는 18세기 음악가의 삶을 조사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납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경 속에 서 있지만, 그의 마음은 온통 안개 낀 러시아의 고향 집과 가족에 대한 지독한 '향수(鄕愁)'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마을의 미친 노인으로 불리는 '도메니코'를 만납니다. 도메니코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온천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기이한 신념을 가진 인물입니다. 안드레이는 그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불가능해 보이는 이 '구원의 의식'에 동참하게 됩니다.
✨ 이 영화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3가지 '입덕' 포인트
1. "숨이 멎을 듯한 미장센" – 움직이는 명화
타르코프스키는 카메라를 붓처럼 사용합니다.
안개의 마법: 화면을 가득 채운 몽환적인 안개와 습기 찬 공기는 관객마저 그 공간에 가두어 버리는 몰입감을 줍니다.
시공간의 융합: 흑백(러시아의 기억)과 컬러(이탈리아의 현실)가 경계 없이 섞이는 연출은, 과거와 현재가 한 인간의 내면에서 어떻게 소용돌이치는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합니다.
2. "9분간의 롱테이크" – 영화 역사상 가장 긴장감 넘치는 촛불 행진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안드레이가 촛불을 들고 빈 온천을 가로지르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바람에 꺼지는 불꽃을 다시 붙이며 한 걸음씩 내딛는 이 9분여의 긴 호흡은, 처음에는 지루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어느 순간 관객을 숨죽이게 만드는 스릴러로 변모합니다.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3. "지독한 외로움에 대한 위로"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속해 있으면서도 늘 이방인 같은 고독을 느낍니다. <향수>는 단순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넘어, '영혼의 안식처'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근원적인 슬픔을 위로합니다. "1+1은 2가 아니라 더 큰 1이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처절한 갈망이 가슴을 울립니다.
💡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 자극적이고 빠르기만 해"라며 피로감을 느끼시는 분
인생의 의미나 상실감에 대해 깊이 있는 사색이 필요하신 분
'진짜 예술'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 가본 성당에서 형용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 리뷰를 마치며: 당신의 '촛불'은 무엇인가요?
<향수>는 단순히 보는 영화가 아니라 체험하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당신은 아마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밤, 이 영화를 꺼내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