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잃어버린 우리들의 영혼 찾기

 영화 <파반느>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름다움'이라는 폭력적인 기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침잠해 서로를 발견한 두 영혼의 구원 서사입니다.

pavane

박민규 작가의 베스트셀러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이 어떻게 관객의 심장을 관통하는지, 그 서늘하고도 따뜻한 리뷰를 전해드립니다.


1. "못생긴 여자와 그녀를 사랑한 남자"라는 도발적 질문

영화는 시작부터 우리에게 불편한 거울을 들이밉니다. 주인공인 '그녀'는 세상이 정한 미의 기준에서 철저히 소외된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보지 않거나, 혹은 혐오 섞인 시선으로 훑고 지나갑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녀를 동정의 대상으로 박제하지 않습니다. 대신, 외모라는 껍데기에 가려진 본질을 볼 줄 아는 '그'를 통해 묻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얼굴인가요, 아니면 그 사람의 영혼인가요?"

2. 90년대 빈티지 감성과 '파반느'의 선율

영화의 배경이 되는 90년대 백화점과 그 시절의 공기는 차갑고도 우아합니다. 라벨(Ravel)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선율이 흐를 때, 영화는 단순한 멜로를 넘어선 고전적 품격을 획득합니다.

  • 시각적 미학: 화려한 백화점의 조명과 대비되는 어두운 뒷골목, 그 사이를 흐르는 서정적인 영상미.

  • 청각적 몰입: 느리고 장중한 음악은 주인공들의 느린 사랑의 속도와 완벽하게 공명합니다.

3. 외로움이 모여 위로가 되는 순간

이 영화의 백미는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상처를 만지는 방식입니다. 그들은 화려한 수식어로 사랑을 고백하지 않습니다. 대신 묵묵히 곁을 지키고, 함께 비를 맞으며, 서로가 '존재함'을 증명해 줍니다.

자존감이 무너져 내린 시대, "당신은 당신인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세상이 외면한 누군가에게 유일한 세계가 되어주는 경험, 그것이 <파반느>가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의 형태입니다.

4. 총평: 껍데기의 세상에서 알맹이를 찾는 여정

<파반느>는 보고 나면 가슴 한구석이 아릿하면서도, 소중한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싶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 추천 대상: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있는 분, 원작 소설의 감동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싶은 분, '외모 지상주의'라는 사회적 담론에 지친 모든 분들.

다음 이전